핵발전소, 꼭 고집해야할까요?

관리자
발행일 2022-03-07 조회수 9

엊그저께 지인으로부터 문자를 받았습니다. 제가 이 일을 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핵발전소가 없어도 전기 수급에 문제가 없다는 자료가 있니?"라는 질문이었습니다. 종종 이런 요청을 받습니다. 제가 주워들은 정치와 환경 등에 대한, 언론에 보도되어야할 것 같은데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들을 전하면 정확한 데이터를 공유해달라는 요청입니다.
질문에 대한 정확한 대답은 아니지만, 아래 링크를 보내드렸습니다.
http://kfem.or.kr/?p=175762
원전 근처에 살던 할머니께서 손자의 소변에서 삼중수소가 검출되는 것을 확인하였을 때의 기분을, 우리는 감히 짐작할 수 있을까요? 우리 아가들을 키운 엄마들은 하나같은 마음일 것입니다. 모유를 먹일 때는 엄마 먹거리도 가립니다. 분유를 먹일 때는 젖병과 젖꼭지의 재질까지 고민합니다. 그런 우리 아이의 소변에서 삼중수소가 나온다는 것이 어떤 마음일까요?
후쿠시마 원전 폭발 사고 이후, 핵발전소의 위험에 대하여 우려를 하고 탈핵을 이야기 하던 중, 원전 관계자인 분으로부터 '우리나라 원전은 폭발의 위험이 없다'는 말씀을 전해들었습니다. 설계구조상 국내 원전들은 폭발의 위험은 높지 않으므로 사고가 난다면 멜팅다운할 것이라고 합니다. 폭발을 하지 않는 것은 다행한 일입니다. 그러나 멜팅다운은, 녹아내리는 동안 대피할 시간을 벌 수 있으니 안전하다고 할 수 있을까요? 방사능이 유출되는 데 걸리는 시간이 얼마나 차이가 나는 지 잘 모르겠습니다만, 확실한 것은 감마선은 전자기파이므로 광속 3 x 10^8 m/s으로 퍼질 것이라는 점입니다. 물론 핵발전소에서 유출 가능한 방사능 물질은 감마선이 전부가 아닙니다. 무거운 것들은 느리고, 쉽게 차폐됩니다. 그 차이가 얼마나 유의미한 지는 지금 따질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오랫동안 탈핵운동에 헌신해온 경주환경운동연합의 이상홍 국장님의 인터뷰 기사입니다. 핵발전의 위험성과 왜 탈핵운동이 필요한지를 이야기하고 있네요. 함께 읽어보면 좋겠습니다.
http://omn.kr/1xjqx
 
이상홍 국장님은 이렇게 말씀하시네요.
"핵발전은 범죄입니다."
 
우리나라는 정말 많은 발전을 하였습니다. 저는 사무실에 앉아서 노트북으로 홈페이지에 글을 올리고 있고, 아이들이 등원하지 못하는 날은 집에 앉아서 일을 할 수도 있습니다. (물론 효율이 떨어지지만 불가능한 것은 아닙니다.) 연말정산은 홈텍스에서 하고, 핸드폰으로 어지간한 작업과 은행업무도 볼 수 있습니다. 집집마다 창고만한 냉장고와 김치냉장고, 세탁기와 건조기, 에어컨이 설치된 요즘, 우리가 사용하는 전기가 어떻게 이렇게 싸게 공급되는 지를 고민할 때가 된 것 같습니다. 기후위기를 이유로 핵발전소를 늘여가자는 의견이 한 쪽에서 나옵니다. 그러나 수 많은 탈핵운동가들의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여주시기 바랍니다. 그들이 경제를 몰라서, 감상에 젖어서 비현실적인 구호를 늘어놓는다고만 생각지 마시고, 한 번이라도 진지하게 들어주시기 바랍니다. 저 주민들의, 아이들의 목숨값이 우리의 편리함보다 가벼운가요?
가장 큰 문제는 방사선폐기물입니다. 국내 방사선폐기물이 어떻게 처리되는지 알고 계신지요? 모든 방사선폐기물은 생산된 장소에서 처리하는 것이 기본 원칙입니다. 처리라고 하지만 사실 보관입니다. 방사능 수치가 인간에게 해가 없을 때까지 차폐하여 보관하는 것입니다. 이동을 하지 않도록 하는 이유는, 이동 과정에 사고가 발생할 경우 문제가 심각해질 수 있기때문입니다. 혹여 방사능이 유출된다면 폐기물 운반차량의 이동경로를 따라 오염될 수도 있는 일입니다. 물론 그렇게 허술하게 관리하지 않으리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그 어떤 사고도 우리는 예측할 수 없습니다. 모든 불안전한 행위를 사전에 차단하는 것이 가장 안전한 길 아닐까요?
이쯤되면 궁금해집니다. 왜 우리는 이 모든 위험을 안고 핵발전소를 이용해야만 하는 것일까요?  핵발전소를 고집하는 이유는 낮은 발전단가입니다. 이는 안전에 대한 비용이 빠져있기에 가능한 것입니다. 핵발전소가 없이 우리가 이 편리한 생활을 누릴 전기가 부족하다면, 편리를 약간 포기하고라도 대안을 찾아야한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이 아니라면 최소 핵발전소 인근 30km에서는 사람이 거주하지 않도록 만들어주어야합니다. 미국은 그렇게 합니다. 사막에다가 핵발전소를 지었습니다. 우리나라와 같은 중위도의 모든 국가는 자국의 동쪽 해안에 핵발전소를 짓습니다. 냉각수로 쓸 바닷물을 쉽게 공급받을 수 있고, 혹시나 사고가 나더라도 편서풍이 자국 영토의 오염을 조금이라도 늦춰줄 수 있기때문입니다. 그래서 우리나라도 동쪽 해안에 핵발전소가 있습니다. 그리고 부울경 지방은 핵발전소 인근에 200만 주민이 거주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가장 가까운, 원전이 보이는 곳에 살고 있는 주민들은 방사능으로 인한 건강 문제를 호소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그분들께 희생을 강요하고 편리한 삶을 누리는 것이 합당한지, 진지한 고민과 반성이 필요할 때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전을 계속 가동해야한다면, 그 인근의 해산물은 과연 안전한지도 함께 고민해 보아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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