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송의 경암숲에서 주민들과 아이들이 함께 모이는 자리를 마련하였습니다. 경암숲 입구의 멧돼지 먹이활동으로 생긴 고리도롱뇽 서식처를 지난 1월, 넓혀주는 작업을 한 장소를 먼저 보았습니다. 얼마 전 내린 비로 물이 차 있습니다. 해를 거듭하며 비가 내리고 빠지기를 거듭하면 안정화가 되어갈 것이라고 기대가 되는 장소입니다.추운 날씨에 웅덩이 상부에는 얼음이 끼어 있습니다. 아이들은 춥지도 않은지 얼음을 들어올리며 신기해합니다. 유치원에서 배웠다며 "옛날엔 고드름도 먹었대!"라고 하는 아이가 있어서 그건 고드름이고, 이건 땅에 있는 물이어서 안 된다고 얼른 말렸습니다. 맑아보이는 얼음의 맛이 너무 궁금한 모양입니다. 작년 산란을 했던 장소를 와 보았습니다. 볼체교수님이 갑자기 심각해지십니다. 언제부터 이런 형태였는지 자세하게 물어보십니다. 큼직한 돌로 깔려 있어 먹이활동을 하기 적절하지 않아보인다는 의견입니다. 고리도롱뇽은 바닥이 모래로 되어 있어야 먹을 것이 많다고 하네요. 동족포식으로 살아남는 개체가 있겠지만 살기 좋은 형태는 아니라고 합니다. 이 장소는 기존에 산란을 하지 않다가, 사송의 대규모 훼손 후 산란처를 찾아 헤매던 고리도롱뇽들이 차선책으로 선택한 장소입니다. 이곳이 안정적으로 서식할 수 있는 장소가 되기를 원하였는데, 쉽지 않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작은 계곡 아래쪽에 연못이 계획되어 있어, 그 아래에 서식처 조성을 부탁드렸습니다. 이 아래쪽은 이전에도 산란한 장소이기에 추가로 서식처를 조금 더 만들어준다면 상류를 선택하지 않더라도 고리도롱뇽들이 하부로 내려올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볼체 교수님은 상류의 수질 변화로 인하여 하부 선택 가능성에 대해서도 회의적이십니다. 사송 뿐만 아니라 부산 등지에서 모니터링을 해온 김합수 선생님은 시간이 지나고 안정화되면 더 나을 것이라는 의견입니다. 지켜보아야할 것 같습니다.갑자기 심각한 이야기를 하고 있으니 심심해하던 아이들이 저쪽 잔디밭에서 놀고 있습니다. 아이들은 자연 가까이에 있으면 어디서나 장난감을 찾을 수 있는 것 같습니다.외송천의 전체적인 모습을 보고서 볼체 교수님은 할 말을 잃었습니다. "양산꼬리치레도롱뇽이 서식할 수 있도록, 혹은 상류에 살던 유생들이 떠내려올 경우 상류로 돌아갈 수 있도록 대책을 세울 수 있을까?"라고 여쭈니 이미 너무 훼손되어 답이 없다고 합니다. 단 하나의 방법은 저 돌을 다 드러내는 것이라고 말씀하십니다.고리도롱뇽은 하류에서 알을 낳고 상류로 돌아가는 생활사를 유지해야하므로 하류에 산란처를 만들어주어야한다고 합니다. 큰 웅덩이여서도 안 되고, 작은 웅덩이 여러개로 만들어 물이 단계별로 내려가게 만들어주는 것이 좋다고 합니다.양산꼬리치레도롱뇽은 산 전체를 서식처로 삼아 2~5km까지 돌아다닌다고 합니다. 하천만 복원하는 것은, 사람으로 따지자면 집이 다 훼손되었는데 화장실만 고쳐주는 것과 같다고 비유하십니다. '차가운 물이 흐르는 유속이 빠른 계곡'에만 천착하여 중요한 것을 놓쳤다는 생각이 듭니다. 개발지역의 상부에서 살아갈 수 있으니, 서식처를 더 이상 훼손하지 않고 두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합니다. 또한 복원은 시도조차 불가능하다고 합니다. 현재 상태로도 보호가 가능하다는 점은 다행이지만 복원이 전혀 불가능하다는 것은 너무 안타까운 일인 것 같습니다. '원형 그대로의 보존' 어쩌면 자연에서 정말 중요한 부분일 지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