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 합천 산불 현장조사결과 발표

관리자
발행일 2023-04-17 조회수 15

17일 오전 10시, 경남도청 브리핑룸에서 합천 산불 민간조사단 현장조사 결과를 발표하였습니다.
창녕환경운동연합, 김해양산환경운동연합, 진주환경운동연합, 경남시민환경연구소가 함께 조사하고 오늘 모여 기자회견을 하였습니다. 임희자 실장님의 진행으로 부산대학교 홍석환 교수님께서 설명을 하였습니다.



 
산불은 기후위기로 인하여 발생한다고 흔히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는 캘리포니아나 호주처럼, 더운 시기에 건조한 지역에서 일어나는 현상입니다. 우리나라는 더운 여름날은 우기이고, 건조한 겨울은 기온이 내려가기 때문에 산불의 위험이 높지 않습니다. 우리나라와 비슷한 위도로, 기후대가 비슷한 중국과 일본은 모두 온난화가 진행되는 동안 산불이 줄어들고 있습니다- 기후 변화에 따라 동아시아 삼국은 활엽수가 더 잘 자랄 수 있는 환경이 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우리나라도 같은 기후대이므로 같은 결과가 나와야하는데 유독 우리나라만 산불이 늘어나는 것입니다. 이 배경은 잘못된 정책이 있는 것입니다.
가장 문제가 되고 있는 정책은 임도와 숲가꾸기라고 홍석환 교수님은 꼽고 있습니다. 실제로 산불이 난 현장을 가보면, 숲가꾸기를 하여 자라 올라오는 나무를 제거하고 숲의 밀도가 낮아진 곳에서는 나무의 끝까지 불이 붙는 '수관화'가 진행되었으며, 반대로 숲가꾸기를 하지 않아서 풀이 무성한 곳으로는 불이 번지지 않은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숲가꾸기를 한 곳/하지 않은 곳의 경계는, 산불이 극심한 곳/약하거나 저절로 꺼진 곳으로 확연하게 구분이 갑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우리는 흔히 봄이 되면 "나무에 물이 오른다"라고 표현합니다. 이 말은 비유가 아니라 말 그대로, 나무가 물을 머금고 있다는 것입니다. 움을 틔우기 위하여 나무는 물을 잔뜩 머금고 있습니다. 그러니 불이 더 번질 수가 없는 것입니다. 반면 소나무의 송진은 훌륭한 뗄감입니다. 추운 지방에 적응하여 철갑 같은 기름을 두르고 있는 소나무는 불쏘시개 역할을 합니다. 숲가꾸기가 산불을 유발하게 되는 이유입니다.
임도는 불을 끄기 위해 만들었다고 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실제 산불 현장에서 임도는 바람길이 됩니다.

밀양의 산불 형태가 특이합니다. 가로로 난 임도를 따라 불이 번졌습니다. 불은 위로 타 올라가므로 보통 수직으로 나는 산불이, 임도가 가로로 나 있으니 바람을 타고 가로로 번진 것입니다. 산불을 끌 때 임도는 크게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산불의 피해를 막고자 한다면 가운데로 들어가 물을 부을 것이 아니라, 불이 붙은 가장자리에 물을 뿌려야합니다. 더 이상 번질 자리를 없애야 하는 것입니다.
우리의 세금으로 문제를 키우는 정책을 지속하는 행위를 이제는 그만두어야 합니다. 현장의 흔적이 말합니다. 임도와 숲가꾸기는 산불을 키웁니다. 또한 산불이 난 곳은 자연회복을 하도록 두어야합니다. 자연림의 탄소흡수율은 조림(사람이 만든 숲)의 40배라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기후위기를 대응해야 할 이 시점에, 산불로 기후위기를 앞당기는 정책을 펼쳐서는 안 될 것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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