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 사배1천 건천화

관리자
발행일 2023-03-06 조회수 8




사배1천입니다. 계곡에 제방을 쌓아 수로로 만들었습니다. 둑을 따라 길을 내어놓았습니다. 이 공간을 '활용'하기 위한 것일까요? 계곡은 굽이굽이 흘러야합니다. 콘크리트가 아닌 자연석을 활용했을 뿐, 이것은 계곡이 아닙니다. 비가 오면 물이 쓸려내려가고 비가 오지 않으면 물의 흔적이 없어집니다.

비가 오면 편평해진 바닥을 따라 물이 빠르게 내려가니 유속으로 인한 수압을 견디지 못하고 제방이 무너질 수 있습니다. 무너지지 말라고 철망으로 묶어두었습니다. 이곳은 아무 생물이 살 수 없습니다.

사배1천 상류입니다. 계곡처럼 보이시나요?
 

약간의 물이 남아있습니다. 원래는 맑은 물이 흐르며 양산꼬리치레도롱뇽이 살아가던 곳입니다. 반딧불이도 날던 곳이라고 합니다.

한참을 찾아낸 끝에 꼬리치레도롱뇽을 찾아냈습니다. 돌틈에 알록달록한 몸이 보이시나요?

바위틈에서 미처 도망가지 못하고 가만히 있습니다. 2년생이라고 합니다. 크기를 재어보려고 손을 가까이가져가는데 움직이지도 않습니다. 너무 스트레스를 주는 것 같아 미안해집니다. 돌려보내주었습니다.
이 도롱뇽이 이 지역에서 보는 마지막 양산꼬리치레일 수 있다고 합니다. 하천마다 왜 이렇게 만드는지 가슴만 답답합니다.
자연적인 상태에서는 큰 돌 사이로 계곡이 굽이굽이 흐릅니다. 큰돌 바로 뒤는 소가 생겨 한겨울 건기에도 마르지 않습니다. 그런 작은 웅덩이에서 어린 도롱뇽은 겨울을 납니다. 꼬리치레도롱뇽류는 3년이 지나야 계곡에서 뭍으로 올라온다고 합니다. 겨울에 물이 완전히 말라버리면 죽을 수 밖에 없습니다.
하천 바닥을 모두 편평하게 만든 것은 수로지 계곡이 아닙니다. 걸릴 것이 없으니 유속이 빨라집니다. 큰 돌을 두고 자연적으로 회복되게 두어야한다고 아무리 주장해도 받아들여지지 않습니다. 사람이 다니는 길을 만들기 위한 것인지, 계곡이 있던 자리는 모두 시설물로 덮여있습니다. 비가 오면 홍수가 지고 비가 오지 않으면 바싹 마르는 곳이 사막입니다. 비가 오지 않는동안 물이 하나도 없으니, 건기와 우기의 구별은 뚜렷해집니다. 습기가 유지되지 않으니 비가 모일 수가 없는 것입니다. 이렇게 대규모로 개발이 이루어지면 개발지 전 영역이 서서히 건조해집니다. 상류부로 건천화가 점점 더 진행됩니다.
대규모 개발지에서 기후가 변하면서 여름 가뭄과 폭염이 심해지는 일을 방지하는 것이 녹화사업입니다. 창원은 도시계획에서부터 녹지를 충분히 확보하고 가꾸어나가 지금 큰 나무들이 곳곳에 우거져 있습니다. 창원보다 훨씬 늦게 시작한 양산 사송의 개발은 왜 퇴행하는 것인지, 이유를 알 수 없습니다. 이 문제는 양산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피해는 우리가 함께 보게 됩니다. 기후위기를 막을 수 있는 시간, 6년여 남아있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우리 손으로 하천을 말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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