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산 사송 택지개발지구 내 유치원 부지와 초중통합학교부지는 산기슭 아래 나란히 위치해있습니다. 빨간 동그라미를 친 곳은 계곡이 흐릅니다. 이곳은 경사가 급하고 유속이 빠른 곳으로 평소에는 많은 물이 흐르지 않지만 비가 오면 유량이 급격히 늘어나는 곳입니다. 규모가 작아서인지 소하천으로 등록이 되지 않았고, 그래서 사유지입니다. LH에서는 부지 내로 흘러드는 이 하천을 땅속 배수관으로 흘러 다방천으로 빠지게 만들었습니다. 소하천 하나가 사라진 것입니다.문제는 집수정이 강우시의 유량을 충분히 대비할 만큼 크지 않다는 것입니다. 작년 이곳에서 범람이 있었습니다. 또한 빠른 유속으로 인하여 상류에서 돌이나 나뭇가지 등이 떠내려오기도 쉽기 때문에 집수정이 막히는 문제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개발 전 이곳은 빠르게 내려오던 하천이 완만해지면서 인근에 습지가 형성되던 곳입니다. 현재도 학교부지와 유치원부지 경계의 절개사면에서 지하수가 유출되는 곳이 있으며, 그 물이 고여 작은 웅덩이들을 이룹니다. 작년 이곳에 고리도롱뇽들이 산란을 하여 부화하고 유생이 자라던 곳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갑자기 유생이 살아가던 웅덩이가 모두 메워져 문제제기를 했던 곳이기도 합니다. 지금은 이곳에 다시 수로를 파고 방수포를 덮어놓았습니다.바로 이곳입니다. 주차장으로 사용하는 곳이 유치원 부지입니다. 하얀 방수포가 덮인 곳이 기존의 산란터입니다. 이곳에서 2021년 많은 구조활동을 하였습니다. 물길이 육안으로 확인됩니다. 가까운 곳은 학교 부지입니다. 현재는 절개사면의 안전을 위하여 씨뿌리기를 한 상태입니다. 이로 인하여 아래쪽에 형성되었던 습지는 수질 오염이 우려됩니다. 올해는 측구에서 구조를 몇 번 하였고, 개구리 산란만 있었습니다.경남교육청에서는 이곳의 특색을 살려 고리도롱뇽 서식처를 학교 안에 만들겠다는 계획을 세웠습니다. 그러나 법적 시설물에 딱 맞게 부지가 설정되어있는 데다, '장애물 없는 생활환경'을 위하여 학교 부지의 경사가 없어야하기에 상대적으로 지대가 높은 산기슭 쪽은 땅을 파서 내려간다고 합니다. 이렇게 되면 산지와의 연결성이 나빠져 고리도롱뇽이 산란을 하러 오기도, 자란 성체가 산으로 돌아가기도 어렵게 됩니다. 이런 논의들이 부지 확정 전에 되었다면, 그래서 좀 더 넓은 부지가 학교와 유치원에 확보가 되어 경사면을 그대로 살릴 수 있었다면 좋았을 텐데 안타깝습니다. 집수정의 범람위험때문에 집수정을 옮기면 어떻겠느냐는 제안도 있습니다. 그러나 LH측에서는 사유지에 인접하여 위치 이동은 어렵다는 입장입니다.위의 지적편집도에서 녹지용지가 기존의 고리도롱뇽 서식처와 거의 같습니다. 이 넓은 지역을 '개발'하면서 전 지역에 퍼져 살아가던 멸종위기종 야생동물들은 살 곳을 잃었습니다. 이곳은 하천이 아예 사라져버렸고, 대체습지를 만들 자리도 남겨지지 않게 되어가고 있습니다.멸종위기종을 보호하자는 말은 사람과 무관하게, 혹은 사람의 피해를 감수하자는 말이 아닙니다. 이곳에서 드러나는 개발의 무자비한 면모는 어린아이들의 안전마저 담보하고 있습니다. 5살~7살, 아직 자기 표현도 서툰 아이들이 다닐 유치원 부지가 꽉 짜인 시설물만큼만 확보되었습니다. 그 바로 위로 흐르던 하천은 유치원 경계면 바로 앞에서 지하로 파묻어버렸습니다. 이 시설물은 범람의 위험을 안고 유치원 머리맡에 위태롭게 서 있습니다. 멸종위기 야생생물의 서식처를 고려했다면, 여러 다양한 생물이 어울려 살아가는 하천의 중요성을 이해했다면, 습지가 훼손될 때 대체 습지의 위치를 고려했다면 완공이 다가오는 시점에 이렇게 안전의 문제가 불거지지는 않았을 것입니다.지금 유치원 설계 마감과 착공은 다가오는데, 부지의 안전이 확보되지 않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곳 전체를 설계한 LH는 이 문제에서 한 발도 물러서지 않고 있습니다. 이해할 수 없는 현실입니다. 부지의 경계에 수직 사면을 만들면서까지 살뜰히 개발하여 분양하는 그 개발의 이익은 누구에게 돌아가는 것일까요? 하천이나 토목 등에 대하여 전문 지식이 있는 이들이 오면 하나같이 위험하다고 말하는 이 장소를, 대한민국 공기업인 LH는 그 위험을 정말 몰랐던 것일까요, 알면서도 분양하고 나몰라라 하는 것일까요? 심지어 우리의 아이들이 다녀야할 공간을 이렇게 만든다는 것은 어떤 상식인지 정말 납득하기가 어렵습니다.기후위기 시계는 6년여 남았습니다. 탄소흡수원인 하천과 습지는 이렇게 메워지고 있습니다.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이곳에 농사를 짓지 못하게 되어가는 과정을 사송에서는 착실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멀리 갈 것도 없이 당장 범람의 위험까지 함께 떠안기려 하고 있습니다. K-안전, K-육아환경, K-생태보존과 K-멸종위기종의 현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