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환경운동연합

강에, 산에, 들에 가득한 초록 평화
지구는 지구에서 살아가는 모든 생명체의 것이다
–  제인구달  – 

 

 

태초의 곡선을 따라 굽이굽이 어머니의 젖줄 같은 강이 흘러 작은 생명체들이 강의 자잘한 이야기를 들려주었습니다.

태초의 숲의 숨소리를 들으며 나무들이 자유로이 바람에 흔들렸고, 숲의 모든 생명체들은 그 자리에 그대로 있기를 염원하였습니다.

태초의 들판에 핀 꽃들은 홀로 외로이 있었지만 바람이 불면 한 가지 소리를 내었고, 하나의 몸짓으로 자연과 조화를 이루었습니다.

강의 비린 내음과 숲의 숨소리와 들판의 이름 모를 꽃들을 사랑하는 것은 우리가 가슴 팔딱이는 생명체이기 때문입니다. 강과 들과 산의 생명체 어느 것 하나도 이유 없이 만들어지지 않았습니다.
우리가 무한히 축복받은 이 땅에서 풀 한 포기, 나무 한 그루라도 더 가꾸고 행복하게 지켜내는 것, 대한민국 지도가 억지로 바뀌지 않게 하는 것, 방사능의 공포로부터 모든 자연과 생명체를 지켜내는 것, 핵이나 화석연료 같은 고갈성 에너지를 거부하고 한 조각의 바람과 한 움큼의 햇빛의 힘으로 초록별 지구를 지키는 것. 이런 약속들을 실천하고 지켜내는 것이 우리가 여기 모인 이유이기도, 초록 열망이기도 합니다.

고장난 자본주의에 의해 무분별하게 잘려나간 김해의 아름다운 산들과 함께 아파하고 미안해하며 되살아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몇몇의 이기심으로 마음대로 재단한 굽이치는 강의 고통을 모른 척 하지 않고, 비윤리적이고 비상식적인 개발에 제동을 걸겠습니다. 그리고 국가도 기업도 그 누구도 지켜주지 않은 자연을 김해에서 초록 공동체가 되어 지켜나갈 것입니다. 비록 시작은 작고 미흡하나 자연과 생명에 대한 존중과 감사함으로 우리들은 강에, 들에, 산에 초록의 첫 발자국을 내딛으려 합니다.

이제, 김해에서 돋아난 푸릇한 소망들을 모아 아름드리 숲을 만들고자 합니다. 오늘 우리가 심는 초록 희망들이 터전을 잃은 생명들에게, 자연을 잃은 후손들에게 기꺼이 초록을 전염시키는 꿈이 된다면, 우리는 우리가 가는 생명의 길, 자연의 길을 결코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 그 길에 여러분들을 초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