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이 올라오고 있다는 소식과 함께 비가 쏟아지는 가운데 사송 학교부지의 고리도롱뇽 유생을 확인하러 갔습니다. 김합수 선생님과 박선희 운영위원께서 수고해주셨습니다. 학교부지 전경입니다. 저 비탈면에서 지하수가 솟아나옵니다. 그러다보니 이 지역 전체가 습지입니다. 물이 고인 곳의 자라난 풀과 돌 아래에 고리도롱뇽 유생이 숨어있습니다. 아성체들이 물 밖에 나오며 호흡 연습을 합니다. 흔히들 성체가 되면 산으로 올라간다고 알려져 있지만, 인근 돌 아래로 돌아다니며 한 해 정도는 올라가지 않는 개체도 있고, 올라갔다가도 비가 오면 내려오는 개체가 있다고 합니다. 사람도 성격이 다양하듯 도롱뇽도 성격이 다양한 모양입니다. 공사가 진행되면서 서식처가 하나씩 사라져가는 모습이 마음아픕니다. 오는 주말 쯤이면 대부분의 성체가 산으로 올라갈 것이라고 예상되어 14일 현장확인 후 개체가 없다는 것이 확인되면 공사를 시작하기로 하였습니다. 그러나 오늘 확인 결과 여전히 유생은 남아있습니다. 시공하는 분들은 인력을 투입하여 구조작업 후 착공을 하겠다고 하십니다. 고마운 말씀이지만, 이렇게 흙 속에 숨어있다보니 찾아내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여러 사람이 작업한다고 빨리 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닙니다. 약을 두 배로 먹는다고 두 배로 빨리 낫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학교 부지 내에 서식처를 마련하기로 교육청과 협의가 되었고, 설계에도 반영되었습니다. 교육감님의 의지가 반영 되었고, 실무자께서 몇날며칠을 밤 새워가며 고민해주신 덕분입니다. 그러나 여전히 아쉬움이 큰 것은, 그 대체서식처가 이 넓은 부지를 대신하기에는 너무도 미약하다는 사실입니다. 학교부지가 결정되기 전, 이 지역의 개발허가 당시에 이미 서식처 조사가 이루어졌어야합니다. 전체 지역에 대한 개발허가가 난 후라도 서식처 정밀 조사가 이루어지고, 그 결과가 부지 선정에 반영되었어야합니다. 지금 이 장소는 학교나 유치원 부지로 선정될 것이 아니라, 공원이나 녹지 공간으로 선정되어 서식처 보호가 이...
2023-08-10
경암숲 도로예정지인 서식처를 다녀왔습니다. 저 우거진 수풀이 보이시나요? 누군가에게는 "아무것도 없는 곳"일 지도 모르겠습니다. 수풀이 워낙 우거지니 습지가 보이지도 않습니다. 수 많은 생명이 어우러진 곳입니다. 이런 공간이 보존될 수록 한여름의 폭염을 완화시켜줄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지게 됩니다. 습지입니다. 고리도롱뇽은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주로 바닥, 특히 돌 아래에 숨어있으므로 숙련된 조사자들이 겨우 찾아낼 수준입니다. 이 공간이 잘 지켜질 수 있다면 좋을 것입니다. 개발허가의 근거가 되는 환경영향평가가 허위로 법원에서 판결이 났습니다. 그렇다면 개발 허가부터 다시 검토해야할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그러한 절차가 제대로 지켜지지 않습니다. 환경영향평가가 유명무실하다고 비판 받는 이유입니다. 허위 부실로 확인될 경우 환경영향평가를 "재평가 해야한다"라고 법안 개정안이 발의되어 있으나, 통과는 미지수입니다. 현행 법은 "재평가할 수 있다"고 되어 있습니다.
2023-08-07
오전에는 각자의 일정이 있어 오후1시에 모여 모니터링을 하였습니다. 햇살이 강하다는 것이 사진으로도 느껴집니다. 습지와 숲이 함께 보이니 열대지역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저 비탈면에 나무를 심어 대체습지에 그늘이 드리워진다면 훨씬 좋은 서식처가 될 것 같은데, 아직 식수 계획은 없는 모양입니다. 지난 주 해캄을 제거한 2-7입니다. 눈으로 보아서는 바닥이 보일 만큼 물이 투명합니다. 하지만 유생 폐사가 많이 확인됩니다. 아무래도 수질이 좋지 않은 것 같습니다. 물이 없던 2-8에 드디어 물이 차고 산란이 있었습니다. 사송 지역은 사질토라 물이 잘 빠지므로 대체서식처를 미리 조성하여야 수 차례 비가 내리면서 안정화된다고, 김합수 선생님과 홍석환 교수님께서 반복적으로 주장해 오셨습니다. 몇 차례 비가 내리고 나니 모래 사이로 진흙이 채워지면서 드디어 수위가 확보되었습니다. 반가운 일입니다. 눈에 보이는 물만 보다가 그 옆의 흙이 뻘이 된 줄 몰랐습니다. 박선희 위원님이 건너오다가 발이 빠져들어가서 얼른 뛰어나온 자국입니다. 진정한 습지가 만들어졌습니다. 그 깊이를 확인(?)하느라 양말까지 다 버리고 고생하셨습니다... 뻘에 신발이 빠진 것이 세 번째라고 하시네요. 내려오는 물에 흙을 헹궈내고 있습니다. 그냥 물이면 젖기만 했을 텐데, 진흙이 잔뜩 묻어 더 곤란합니다. 열성적인 모니터 요원께 등산화 지원이 필요해 보입니다. 한낮에 시작하니 뙤약볕에 금방 지칩니다. 다음부터는 뜨거워지기 전, 오전에 모니터링을 마무리지어야할 것 같습니다.
2023-06-01
박선희 운영위원님과 세 주민분과 함께 대체서식처 모니터링을 하였습니다. 사진은 2-3입니다. 물이 탁하여 유생 파악이 쉽지 않습니다. 햇살이 강한 곳에서는 도롱뇽 유생보다 개구리 올챙이가 더 많이 보이는 경향이 있습니다. 도롱뇽의 알집은 유생이 모두 부화하고 나서 한참동안 나뭇가지에 남아있습니다. 부화하는 시기에는 미처 빠져나가지 못하고 꼬물거리고 있는 유생을 보기도 합니다. 모니터링을 하는 동안 쓰줍인 이미정 님이 쓰레기를 주우셨습니다. 반정도 돌았는데 이만큼 찼네요. 꽤나 무겁습니다. 쓰레기가 정말 많습니다. 간식봉지, 담배갑과 꽁초, 음료 용기 등이 가장 많습니다. 비료 포대가 서식처나 측구에 버려져있을 때도 있습니다. 서식처를 만들어 놓았는데 물이 별로 차지 않고 표지판이 없는 곳에는 대변을 보는 경우도 있습니다. 의식이 아쉬운 동시에, 건설현장은 그만큼 열악한 것인가 하는 의구심도 생깁니다. 2-7에 해캄 같은 물풀이 생겼습니다. 겨울에 이곳 상부에 씨뿌리기를 하여 수질 오염이 우려되었던 곳이며, 봄에는 서식처 입구에서 성체 폐사가 일어난 장소입니다. 물풀 사이에 유생이 끼어 움직이지 못하고 폐사하고 있어 모두 걷어내었습니다. 뻑뻑한 느낌이 이상합니다. 후에 자문하시는 교수님들께 여쭈니 담수조류라고 하십니다. 낙동강에서 문제를 일으키는 녹조와는 다른 종류입니다. (여름에 창궐하여 문제되는 녹조는 남세균으로, 조류가 아닌 균류입니다.) 작년 여름, 2-20에서 씨뿌리기로 인한 집단 폐사가 있었습니다. 이후 2-20에서는 녹조가 발생하였습니다. 당시에는 씨뿌리기 직후에 비가 오는 바람에 강우에 퇴비가 섞여 유입되어 문제가 심각하였습니다. 이번에는 겨울에 씨뿌리기를 하여 몇 주가 지난 후 성체가 내려왔다가 폐사하였고, 몇 개월이 지난 지금 여전히 측구에서 분변 냄새가 조금씩 납니다. 상류에서 씨뿌리기를 하면 빗물에 흘러들어가 지속적인 오염이 일어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지금은 가까운 곳에서 소규모로 관찰하니 그 영향을 바로 확인할 수 있...
아마엘 볼체 교수님이 도롱뇽을 조사하러 팀과 함께 한국에 오셨습니다. 어제까지 다른 지역의 도롱뇽을 조사하고 17일 오늘 오후에 양산 사송 지역으로 왔답니다. 볼체교수님을 인터뷰하러 거제에 계신 변영호 선생님도 달려오셨습니다. 마침 근처에서 오전에 일정이 있어 함께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성체를 확인하러 오셔서 박선희 운영위원님과 경남양서류네트워크의 이연숙 선생님께서 동행해주셨습니다. 3년이 된, 꽤 큰 유생을 박선희 선생님이 포획해주셨어요. 안타깝게도 성체는 찾지 못하였습니다. 내일 오전 다시 둘러볼 예정이랍니다. 이번에는 조사로 빡빡하게 돌아가는 일정이라 다른 시간을 내기는 어렵지만, 가을쯤 다시 한 번 오시기로 하였습니다. 이번에는 줌 연결이 아니라 실제로 참석하여 토론회를 할 수 있을 예정입니다~
2023-04-17
17일 오전 10시, 경남도청 브리핑룸에서 합천 산불 민간조사단 현장조사 결과를 발표하였습니다. 창녕환경운동연합, 김해양산환경운동연합, 진주환경운동연합, 경남시민환경연구소가 함께 조사하고 오늘 모여 기자회견을 하였습니다. 임희자 실장님의 진행으로 부산대학교 홍석환 교수님께서 설명을 하였습니다. 산불은 기후위기로 인하여 발생한다고 흔히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는 캘리포니아나 호주처럼, 더운 시기에 건조한 지역에서 일어나는 현상입니다. 우리나라는 더운 여름날은 우기이고, 건조한 겨울은 기온이 내려가기 때문에 산불의 위험이 높지 않습니다. 우리나라와 비슷한 위도로, 기후대가 비슷한 중국과 일본은 모두 온난화가 진행되는 동안 산불이 줄어들고 있습니다- 기후 변화에 따라 동아시아 삼국은 활엽수가 더 잘 자랄 수 있는 환경이 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우리나라도 같은 기후대이므로 같은 결과가 나와야하는데 유독 우리나라만 산불이 늘어나는 것입니다. 이 배경은 잘못된 정책이 있는 것입니다. 가장 문제가 되고 있는 정책은 임도와 숲가꾸기라고 홍석환 교수님은 꼽고 있습니다. 실제로 산불이 난 현장을 가보면, 숲가꾸기를 하여 자라 올라오는 나무를 제거하고 숲의 밀도가 낮아진 곳에서는 나무의 끝까지 불이 붙는 '수관화'가 진행되었으며, 반대로 숲가꾸기를 하지 않아서 풀이 무성한 곳으로는 불이 번지지 않은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숲가꾸기를 한 곳/하지 않은 곳의 경계는, 산불이 극심한 곳/약하거나 저절로 꺼진 곳으로 확연하게 구분이 갑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우리는 흔히 봄이 되면 "나무에 물이 오른다"라고 표현합니다. 이 말은 비유가 아니라 말 그대로, 나무가 물을 머금고 있다는 것입니다. 움을 틔우기 위하여 나무는 물을 잔뜩 머금고 있습니다. 그러니 불이 더 번질 수가 없는 것입니다. 반면 소나무의 송진은 훌륭한 뗄감입니다. 추운 지방에 적응하여 철갑 같은 기름을 두르고 있는 소나무는 불쏘시개 역할을 합니다. 숲가꾸기가 산불을 유발하게 되는 이유입니...
https://youtu.be/91oES6M_FbY 사송의 외송천 2021년 모습입니다. 고리도롱뇽 유생을 구조하다가 물도 맑고 소리도 좋아서 촬영해둔 것입니다. 비온 직후라 평소보다 유량이 많긴 하였습니다. 외송천에서의 구조 모습입니다. 물이 참 많습니다. 사진 뒤쪽으로 제방이 보입니다. 벌써 돌과 흙이 잔뜩 흘러내려 있습니다. 이 지역은 유속이 빠른 곳인데 바닥을 편평하게 만들어놓으니 거칠 것 없는 물은 더욱 빠르게 빠져나가버리게 됩니다. 그 과정에서 제방은 손상을 받게 되는 것입니다.. 얼마 전 겨울의 외송천입니다. 물살에 제방이 무너지니, 이를 방지하기 위하여 바닥을 철망으로 연결하였습니다. 사진을 자세히 보시면 철그물 같은 것이 보입니다. 바닥에 부직포를 깔고, 그 위에 철망을 깔고, 작은 돌을 깔아서 다시 철망을 덮은 철망태입니다. 그리고 아래 위 철망 사이를 묶어놓았습니다. 떠내려온 낙엽이 철망에 걸려 있습니다. 수 많은 고리도롱뇽과 양산꼬리치레도롱뇽의 유생을 구조한 이곳은 이제 모니터링조차 하지 못하였습니다. 물이 말라도 큰 돌 바로 뒤에 생긴 작은 웅덩이, '소(沼)'에서 살아갈 수 있었던 생명들은 이제 사람이 만든 구조물로 이동통로가 막혀 더 이상 살 수 없는 곳이 되어버렸습니다. 벌써 철망태 여기저기가 뜯어져 위로 치솟아 있습니다. 혹여 아이들이 이곳에서 놀겠다고 들어간다면, 안전사고의 위험도 있습니다. 우리의 아이들은 위험하니 들어가지 못하게 막을 수라도 있지만, 야생동물들은 아무런 보호도 받을 수 없습니다. 다른 자연하천을 보겠습니다. 흔히 볼 수 있는 산 속 계곡입니다. 초등학교 때 배운 대로 명확하게 "V"자를 그리고 있습니다. 바위 사이로 굽이쳐 물이 흐르느라 산소를 많이 머금은 물은, 바위에 걸려 내려가는 속도도 느려집니다. 큰 바위 뒤에는 웅덩이가 생기게 됩니다. 꼬리치레도롱뇽류는 유생으로 3년을 지낸다고 합니다. 아가미가 있어 물 속에 있어야만 생존이 가능합니다....
2023-04-11
양산 사송 택지개발지구 내 유치원 부지와 초중통합학교부지는 산기슭 아래 나란히 위치해있습니다. 빨간 동그라미를 친 곳은 계곡이 흐릅니다. 이곳은 경사가 급하고 유속이 빠른 곳으로 평소에는 많은 물이 흐르지 않지만 비가 오면 유량이 급격히 늘어나는 곳입니다. 규모가 작아서인지 소하천으로 등록이 되지 않았고, 그래서 사유지입니다. LH에서는 부지 내로 흘러드는 이 하천을 땅속 배수관으로 흘러 다방천으로 빠지게 만들었습니다. 소하천 하나가 사라진 것입니다. 문제는 집수정이 강우시의 유량을 충분히 대비할 만큼 크지 않다는 것입니다. 작년 이곳에서 범람이 있었습니다. 또한 빠른 유속으로 인하여 상류에서 돌이나 나뭇가지 등이 떠내려오기도 쉽기 때문에 집수정이 막히는 문제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개발 전 이곳은 빠르게 내려오던 하천이 완만해지면서 인근에 습지가 형성되던 곳입니다. 현재도 학교부지와 유치원부지 경계의 절개사면에서 지하수가 유출되는 곳이 있으며, 그 물이 고여 작은 웅덩이들을 이룹니다. 작년 이곳에 고리도롱뇽들이 산란을 하여 부화하고 유생이 자라던 곳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갑자기 유생이 살아가던 웅덩이가 모두 메워져 문제제기를 했던 곳이기도 합니다. 지금은 이곳에 다시 수로를 파고 방수포를 덮어놓았습니다. 바로 이곳입니다. 주차장으로 사용하는 곳이 유치원 부지입니다. 하얀 방수포가 덮인 곳이 기존의 산란터입니다. 이곳에서 2021년 많은 구조활동을 하였습니다. 물길이 육안으로 확인됩니다. 가까운 곳은 학교 부지입니다. 현재는 절개사면의 안전을 위하여 씨뿌리기를 한 상태입니다. 이로 인하여 아래쪽에 형성되었던 습지는 수질 오염이 우려됩니다. 올해는 측구에서 구조를 몇 번 하였고, 개구리 산란만 있었습니다. 경남교육청에서는 이곳의 특색을 살려 고리도롱뇽 서식처를 학교 안에 만들겠다는 계획을 세웠습니다. 그러나 법적 시설물에 딱 맞게 부지가 설정되어있는 데다, '장애물 없는 생활환경'을 위하여 학교 부지의 경사가 없어야하기에 상대적으로 지대가 높은 산기...
2023-04-05